[앵커]
사건을 보다, 시작하겠습니다.
최근 서울아산병원 간호사가 근무 중 뇌출혈로 쓰러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다른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지만 일주일 뒤 숨을 거뒀죠.
빅5로 불리는 대학병원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냐며 논란이 커졌는데 사회1부 정현우 기자와 알아봅니다.
Q1. 숨진 간호사가 자신이 일하던 병원에서 바로 수술받았다면 하는 아쉬움이 많았죠.
[기자]
간호사가 쓰러진 건 지난달 24일 아침이었는데요.
쓰러지기 전에도 근무를 하다 계속 두통을 호소했고요.
응급실 검사 결과 뇌출혈이 발견됐습니다.
당시 아산병원에는 머리를 여는 뇌 수술, 개두술을 할 수 있는 의사가 없어서 서울대병원으로 옮겨 수술했지만 결국 숨진 겁니다.
Q2. 뇌 수술을 할 의사가 없었다는 이유가 믿기질 않았어요.
사실 아산병원에는 뇌출혈 치료를 담당하는 교수가 3명 있었습니다.
3명이 돌아가며 당직을 서는데 병원에서 밤새며 대기하는 방식은 아니고요.
긴급상황이 생겨 병원에서 연락이 오면 당직 의사에게 전화로 지침을 주고 시술이나 수술이 급한 상황이면 병원으로 나오는 이른바 '온콜' 방식의 근무였다고 합니다.
쓰러진 간호사는 머리를 여는 수술을 해야 출혈을 멈출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수술이 가능한 전공 교수들은 학회 일정과 휴가 때문에 각각 해외와 지방에 있었고, 지방에 있는 교수가 병원에 오는 것보다는 수술 가능한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는 것이 아산병원 측 설명입니다.
Q3. 큰 병원에서 일하는 장점 중엔 아플 때 바로 치료받을 수 있다는 걸 텐데, 숨진 간호사는 그럴 수 없었군요. 진상조사 요구가 쏟아졌어요.
대한간호협회가 응급실 이송에서 전원까지 과정을 철저히 조사하라는 성명을 냈고요.
한 시민단체도 골든타임을 놓친 병원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국회도 정부에 진상조사를 촉구했습니다.
[서영석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2일)]
"최대 규모의 아산병원에서 이 지경의 의료환경이 있었다는 것이,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진상조사 해야 하는 것 아니에요?"
[이기일 / 보건복지부 2차관 (지난 2일)]
"예. 알겠습니다."
그제 복지부 관계자가 현장조사에 나서 아산병원 의료진을 만나고 의무기록도 확인했는데요.
아직까지 의료진 대처에서 문제점을 발견하진 못했다고 합니다.
Q4. 죽은 사람은 있어도 책임질 사람은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을 텐데, 내게도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더 걱정들 하시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 등록된 신경외과 전문의, 3025명 정도 되는데요.
뇌출혈 수술이 가능한 의사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김우경 / 대한신경외과학회 이사장]
"신경외과학회 수련기관이 한 89개 정도 돼요. 수술할 수 있는 사람의 숫자가 150명이라고 쳐도 한 병원에 2명도 안 되는 거잖아요. 수술할 수 있는 의사의 수를 턱없이 줄여놓은 것이죠. 언제든지 내 식구나 내가 죽을 수 있다는 거예요."
신경외과 전문의인 방재승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도 "교수 2명이 1년 내내 퐁당퐁당 당직을 서고 있다"며 열악한 현실을 지적했습니다.
돈 되는 전공과목에만 의사들이 몰리고 꼭 필요해도 힘들고 어려운 전공은 기피하는 상황을 바꿀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복지부가 다음 주 내놓겠다는 대책도 제대로 된 건지 꼼꼼히 따져봐야겠네요.
지금까지 사건을 보다였습니다.